배우자를 돌보는 부모님, 그분의 건강도 챙겨 주세요

봄날 아파트 단지 산책로를 천천히 함께 걷는 노부부의 뒷모습을 그린 수채화

아버지가 편찮으신 뒤로 어머니가 하루 종일 곁을 지키고 계신다면, 전화 너머 어머니 목소리가 조금씩 지쳐 가는 것이 들릴 때가 있어요. 배우자를 돌보는 부모님은 "나는 괜찮다"고 하시지만, 자녀 마음은 두 분 모두에게 쓰이지요. 편찮으신 분만큼 돌보시는 분도 걱정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마음이에요. 오늘은 나이 든 배우자가 배우자를 돌볼 때 그분의 몸과 마음은 어떤지, 무엇이 도움이 되었는지를 다룬 연구들을 쉽게 풀어 볼게요.

돌봄의 무게는 사람마다 달라요

2020년 심리학 연례 종설(Annual Review of Psychology)은 노인을 돌보는 가족에 대한 연구들을 정리했어요 [1]. 연구진은 돌봄이 오래 이어지는 스트레스로 여겨져 왔다고 설명하면서, 그 영향은 사람마다 크게 다르고 주로 돌봄이 얼마나 고된지, 돌봄을 받는 분이 얼마나 힘들어하시는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보았어요 [1]. 효과가 있었던 방법들은 실제 돌봄의 일과 마음의 짐을 함께 다뤘다는 공통점이 있었어요.

아시아 여러 나라의 연구 12편을 모은 문헌고찰도 있어요 [2]. 돌보는 분들은 대체로 가볍거나 중간 정도의 부담을 이야기했어요. 돌보는 분의 나이가 많을수록, 남성일수록, 돌봄을 받는 분이 배우자일수록, 오래 돌볼수록, 도와주는 사람이 없을수록 부담이 커지는 쪽이었어요 [2]. 배우자를 돌보시는 부모님은 부담이 쌓이기 쉬운 자리에 계신 셈이에요. 아버지가 어머니를 돌보고 계시다면 한 번 더 살펴 드리면 좋겠어요.

돌보다 보면 몸을 덜 움직이게 돼요

미국의 건강·은퇴 조사(Health and Retirement Study)에 참여한 어르신들을 6년 동안 살펴본 연구는, 배우자를 돌보는 시기에 신체 활동이 줄어드는 쪽이었다고 밝혔어요 [3]. 연구진은 돌보는 분의 신체 활동이 줄어드는 것이 건강을 지키고 돌봄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데 중요한 신호일 수 있다고 보았어요 [3]. 곁을 비우기 어려우니 산책 한 번, 운동 모임 한 번이 자꾸 뒤로 밀리는 것이지요.

함께 움직이거나, 따로 쉬거나

2021년 한 체계적 문헌고찰은 돌봄을 받는 분과 돌보는 분이 함께 참여한 운동 연구 11편을 모았어요 [4]. 두 분이 함께 운동한 경우 돌보는 분도 몸과 마음 양쪽에서 나아지는 쪽이었어요. 돌보는 분이 운동은 하지 않았더라도 지지 모임, 교육, 잠시 돌봄을 맡기고 쉬는 시간을 따로 받은 경우에는 마음 쪽에서 좋은 변화가 있었어요. 반면 평소대로 지낸 경우에는 이런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낮았어요 [4]. 연구진은 돌보는 분이 돌봄 프로그램에서 자주 빠져 있다고 지적했어요.

배우자는 도움을 덜 받고 있었어요

2015년 미국 전국 조사에서 노인을 돌보는 가족 1871명을 분석한 연구가 있어요 [5]. 돌봄 지원 서비스를 쓴 비율은 자녀가 46.5%, 배우자가 27.6%로 배우자 쪽이 낮았어요 [5]. 서비스를 쓴 배우자들은 주로 의료진이나 사회복지사에게서 정보를 얻었어요(73.8%). 연구진은 배우자들도 필요한 지원 서비스에 닿을 수 있어야 하고, 의료진과 사회복지사가 그 정보를 알려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았어요 [5]. 부모님이 도움이 있는 줄 모르셔서, 혹은 스스로 다 하셔야 한다고 여기셔서 받지 않고 계실 수도 있어요. 그 정보를 함께 찾아 드리는 일은 자녀가 할 수 있어요.

이 연구들로 말할 수 없는 것

신체 활동을 본 연구와 서비스 이용을 본 연구는 관찰연구라 원인과 결과를 가를 수 없어요 [3][5]. 함께 운동한 연구들도 치우침의 위험이 중간에서 높은 편이었어요 [4]. 종설이 말하듯 돌봄을 돕는 연구에는 실패한 시도도 적지 않았어요 [1]. 모든 가족에게 꼭 맞는 하나의 방법은 없으니, 부모님 상황에 맞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해요. 돌보시는 부모님이 잠을 잘 못 주무시거나 기운이 많이 떨어지셨다면, 그분도 진료를 받아 보시도록 권해 드리세요.

이번 주에 해 볼 수 있는 일

  • 안부 전화에서 편찮으신 분 이야기 다음에 "엄마는 요즘 어떠세요?" 하고 돌보시는 분 안부를 따로 여쭤보세요.
  • 돌보시는 분이 반나절이라도 쉬실 수 있게 시간을 만들어 드리세요. 주말에 자녀가 곁을 맡거나 다른 가족과 순서를 나눠 보세요.
  • 주민센터나 다니시는 병원의 사회복지사에게 돌봄을 돕는 제도와 서비스를 함께 여쭤보세요. 신청 서류를 자녀가 챙겨 드리면 문턱이 낮아져요.
  • 몸 상태가 허락한다면 두 분이 함께 하실 수 있는 가벼운 움직임을 찾아보세요. 집 앞 짧은 산책도 좋아요. 편찮으신 분의 운동은 의료진과 먼저 상의하세요.
  • 돌보시는 분 본인의 진료 일정도 같이 챙겨 드리세요.
  • "잘하고 계세요"라는 말을 자주 건네 주세요.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될 수 있어요.

돌보는 분을 돌보는 일

배우자를 돌보는 부모님은 가족 안에서 가장 늦게 자기 이야기를 꺼내시는 분일지 몰라요. 그분의 하루에 쉼표 하나를 만들어 드리는 것이 두 분 모두를 돕는 길이 될 수 있어요. 이번 주에는 돌보시는 부모님께 먼저 안부를 여쭤보세요.

참고한 자료

  1. Family Caregiving for Older Adults., Annual review of psychology, 2020
  2. Older adults with chronic illness - Caregiver burden in the Asian context: A systematic review., Patient education and counseling, 2021
  3. Activity Engagement Among Older Adult Spousal Caregivers., The journals of gerontology. Series B, Psychological sciences and social sciences, 2019
  4. Systematic Review of Exercise for Caregiver-Care Recipient Dyads: What Is Best for Spousal Caregivers-Exercising Together or Not at All?, The Gerontologist, 2021
  5. Characterizing caregiving supportive services use by caregiving relationship status., Journal of the American Geriatrics Society,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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