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운전면허 반납 후, 바깥 걸음 이어 가기

단풍이 든 동네 버스 정류장 옆 인도를 가벼운 가방을 메고 천천히 걸어가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멀리서 그린 수채화

부모님이 운전면허를 반납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이 복잡해져요. 안전을 생각하면 다행이다 싶다가도 "이제 어디를 어떻게 다니시려나" 하는 걱정이 앞서지요. 아직 반납을 고민하고 계신 부모님도 많으실 거예요. 부모님 운전면허 반납 후 생활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바깥 걸음을 이어 가려면 무엇을 챙기면 좋을지 연구들을 쉽게 풀어 볼게요.

운전을 멈춘 뒤 생길 수 있는 변화

55세 이상 운전자를 다룬 연구 16편을 정리한 2016년 문헌 검토가 있어요 [1]. 운전을 그만둔 분들은 계속 운전하는 분들보다 전반적인 건강과 몸, 사회생활 기능이 떨어지는 쪽이었어요. 다섯 편을 묶어 본 분석에서는 우울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두 배 가까이 높은 쪽이었고요(오즈비 1.91) [1]. 오즈비가 1보다 크면 그런 일이 생길 가능성이 더 크다는 뜻이에요. 연구진은 이동과 사회 활동을 지켜 주는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어요.

미국 65세 이상 6,916명을 여러 해 살핀 2020년 연구에서도, 지난 한 해 사이 운전을 그만둔 분들은 사회적으로 더 고립된 쪽에 있을 가능성이 높았어요(오즈비 2.1) [2]. 차가 없으면 친구를 만나고 모임에 가는 길이 멀게 느껴지기 쉽지요. 연구진은 고립을 줄이는 도움이 막 운전을 그만둔 어르신에게 닿도록 하자고 했어요 [2].

운전을 그만둔 뒤 나아진 것도 있었어요

다른 모습도 있어요. 65세에서 79세 사이 운전자 2,990명을 5년 동안 따라간 미국 연구에서 운전을 완전히 그만둔 분들을 보니, 사회적 역할과 활동에 참여하는 능력은 전체적으로 오히려 나아졌어요 [3]. 다만 버스 같은 다른 이동 수단을 쓰기 시작한 분들은 그만둔 직후 피로가 크게 늘었어요. 연구진은 처음에는 피곤할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알려 드리라고 권했고, 시골에 사는 어르신일수록 다른 이동 수단으로 사회 활동을 이어 가는 일이 중요하다고 했어요 [3].

걷기 좋은 동네와 마음을 나눌 사람

운전하던 어르신 5,102명이 3년 뒤 어떤 이동 수단을 쓰는지 본 2025년 연구가 있어요 [4]. 속마음을 털어놓을 사람이 한 사람 늘 때마다 3년 뒤 다른 사람 차를 얻어 타고 다닐 가능성이 20% 높았어요. 걷기 좋은 동네에 사는 분일수록 걸어서 볼일을 보거나 대중교통을 탈 가능성도 높은 쪽이었고요 [4]. 곁에 있는 사람과 걷기 좋은 길이 운전을 그만둔 뒤의 이동과 이어져 있었다는 이야기예요.

일본 어르신 594명을 살핀 2021년 연구에서는, 운전을 그만둔 45명이 계속 운전하는 분들보다 손아귀 힘이 약하고, 의욕이 떨어진 상태나 몸과 사회생활의 허약함이 많은 쪽이었어요 [5]. 한편 집안일처럼 집 안에서 하는 활동을 의미 있게 여기는 정도는 더 높았어요. 연구진은 운전 반납을 고민하는 어르신의 활동을 곁에서 도와야 한다고 했어요 [5].

이 연구들로 말할 수 없는 것

대부분 관찰 연구라서 운전을 그만둔 것이 우울이나 고립의 원인이라고 말할 수는 없어요 [1][2]. 몸이 불편해져서 운전을 그만두신 분도 있으니 순서가 거꾸로일 수도 있지요. 일본 연구는 한 시점만 본 것이고 운전을 그만둔 분이 45명으로 적었어요 [5]. 그리고 이 연구들은 운전을 계속하시라는 뜻이 아니에요. 운전을 이어 갈지는 부모님의 안전을 가운데 두고 가족과 의료진이 함께 정할 일이에요. 운전을 그만둔 뒤에도 바깥 생활이 이어지도록 돕자는 이야기로 읽어 주세요.

이번 주에 해 볼 수 있는 것

  • 먼저 결정해 주셔서 고맙다고 말씀드리세요. 면허를 내려놓는 일은 생각보다 큰 섭섭함일 수 있어요.
  • 부모님이 자주 가시던 곳을 함께 적어 보세요. 시장, 병원, 경로당, 친구 댁처럼요. 걸어서 갈 만한 곳은 한 번 같이 걸어 보시고, 버스로 가야 하는 곳은 정류장과 노선을 함께 확인해 드리세요.
  • 고령 운전자가 면허를 자진 반납하면 교통카드 같은 지원을 하는 지자체가 있어요. 지자체마다 다르니 부모님 사시는 곳의 안내를 확인해 보세요.
  • 처음 몇 주는 대중교통과 걷기가 피곤하실 수 있어요 [3]. 거리를 짧게 시작하고 쉬어 갈 의자나 그늘을 미리 봐 두세요.
  • 일주일에 한 번 정해진 바깥 약속을 만들어 드리세요. 동네 친구와의 산책이나 복지관 모임처럼 기다려지는 일이면 좋아요.
  • 멀리 사신다면 "오늘은 어디 다녀오셨어요?" 하고 바깥 이야기를 물어 주세요.

운전대를 내려놓으셔도 부모님의 하루가 집 안에만 머물 필요는 없어요. 이번 주에는 부모님과 동네 길을 함께 걸으며 차 없이 갈 수 있는 곳을 하나 찾아보시면 어떨까요?

참고한 자료

  1. Driving Cessation and Health Outcomes in Older Adults., Journal of the American Geriatrics Society, 2016
  2. Driving Cessation and Social Isolation in Older Adults., Journal of aging and health, 2020
  3. Impact of driving cessation on health-related quality of life trajectories., Health and quality of life outcomes, 2024
  4. Social and Environmental Characteristics Associated With Older Drivers' Use of Non-driving Transportation Modes., Journal of aging and health, 2025
  5. Meaningful Activities and Psychosomatic Functions in Japanese Older Adults after Driving Cessation., 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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