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외로움, 문밖으로 나서는 한 걸음부터

혼자 지내시는 부모님께 전화를 드리면 "오늘 아무하고도 말 안 했다"는 말씀을 들을 때가 있어요. 하루 종일 텔레비전 소리만 들리는 방 안에서 시간을 보내시는 날이 늘었다면, 외로움도 함께 깊어지고 있을지 몰라요. 오늘은 외로움과 바깥 활동을 다룬 연구들을 쉽게 풀어 볼게요.
외로움과 고립도 건강의 문제예요
2023년 학술지 네이처 인간행동(Nature Human Behaviour)에 실린 연구는 사람들을 오래 지켜본 연구 90편, 220만여 명의 자료를 한데 모았어요 [1].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1.32배, 외롭다고 느끼는 사람은 1.14배 높은 쪽이었어요 [1].
여기서 고립은 만나는 사람이나 오가는 연락이 적은 상태를, 외로움은 스스로 느끼는 쓸쓸한 마음을 말해요. 둘은 겹치기도 하지만 같은 것은 아니에요. 혼자 사셔도 외롭지 않을 수 있고, 가족과 함께 살아도 외로울 수 있지요. 그래서 부모님이 얼마나 자주 사람을 만나시는지와 함께, 마음은 어떠신지도 살펴보는 것이 좋아요.
몸을 덜 움직이는 분일수록 더 외로운 쪽이었어요
외로움과 신체 활동을 함께 본 연구도 있어요. 2019년 국제 노인정신의학 학술지에 실린 연구는 가나,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여섯 나라에 사는 50세 이상 3만 4천여 명의 자료를 살펴봤어요 [2]. 일주일에 중간 강도 이상 활동 150분이라는 국제 권고를 채우지 못한 사람들은 외로움을 느낄 가능성이 높은 쪽이었어요(오즈비 1.31) [2]. 오즈비가 1보다 크면 그런 일이 생길 가능성이 더 크다는 뜻이에요. 다만 나라마다 차이가 있었고, 연구진도 어느 쪽이 먼저인지 확인하려면 오래 지켜보는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어요.
외출이 줄어든 어르신을 위한 시험
2025년 한 노인의학 학술지에 실린 무작위 시험은 외출이 뜸해지는 것 같은 사회적 허약 신호가 있는 60세 이상 어르신 64명을 두 무리로 나눴어요 [3]. 무작위 시험은 참여자를 제비뽑기처럼 나눠 두 무리의 차이를 보는 방법이에요. 34명은 8주 동안 일주일에 한 번, 60분씩 건강 교육과 운동, 스스로 활동을 기록해 보는 모임에 참여했고, 30명은 간단한 운동 안내 책자만 받았지요.
8주 뒤, 기계로 잰 활동량은 두 무리 사이에 차이가 없었어요. 그런데 외로움은 모임에 참여한 쪽에서 더 줄어드는 쪽이었어요 [3]. 연구진은 활동을 북돋우는 모임이 사람 사이의 관계를 만드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고 해석했어요. 얼마나 많이 움직였느냐보다, 정해진 날 정해진 곳에 나가 사람들과 어울린 경험이 컸을 수도 있겠지요.
운동도 사람과 함께할 때
2023년 국제 간호학 학술지에 실린 연구는 지역사회에 사는 어르신의 외로움을 다룬 연구 60편, 참여자 13,295명을 모아 여러 방법을 견줬어요 [4]. 상담 같은 마음 돌봄이 가장 좋은 쪽이었고, 그다음이 운동을 바탕으로 한 방법이었어요. 특히 같은 운동이라도 사람들과 어울리도록 짠 프로그램일수록 결과가 더 좋은 쪽이었다고 해요 [4]. 혼자 걷는 길도 좋지만, 누군가와 함께 걷는 길이 외로움에는 더 반가울 수 있다는 뜻이에요.
이 연구들로 말할 수 없는 것
고립과 사망 위험을 본 연구, 활동량과 외로움을 본 연구는 모두 관찰연구예요 [1][2]. 그래서 외출을 하면 외로움이 줄어든다고 원인과 결과로 말할 수는 없어요. 무작위 시험은 참여자가 64명으로 적고 기간도 8주로 짧았어요 [3]. 또 외로움이 오래 이어지고 잠이나 식사까지 달라지셨다면 마음 건강을 살펴야 할 때일 수 있으니, 의료진과 상의해 보세요.
부모님과 함께 해 볼 수 있는 작은 외출
- 갈 곳을 하나 정해 드리세요. 경로당, 복지관 프로그램, 동네 시장처럼 꾸준히 사람을 마주칠 수 있는 곳이 좋아요.
- 처음부터 멀리 가기보다 오늘은 집 앞 의자까지, 다음에는 동네 한 바퀴처럼 조금씩 넓혀 가요.
- 가까이 산다면 주말 산책을 함께하고, 멀리 산다면 부모님이 걸으시는 시간에 전화로 "지금 어디쯤이세요?" 하고 말을 걸어 보세요.
- 무릎이 아프시거나 넘어지신 적이 있다면 무리하지 마시고, 의료진과 상의해 걷는 거리와 길을 정해 주세요.
문밖으로 함께
외로움은 혼자 이겨 내시라고 하기 어려운 마음이에요. 방 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나서기는 더 어려워지지요. 그래서 "같이 나가요"라는 한마디가 중요해요. 이번 주에는 부모님께 짧은 산책을 먼저 청해 보시면 어떨까요? 문밖으로 나서는 한 걸음이 누군가와 다시 이어지는 시작이 될 수 있어요.
참고한 자료
-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90 cohort studies of social isolation, loneliness and mortality., Nature human behaviour, 2023
- Physical activity and loneliness among adults aged 50 years or older in six low- and middle-income countries., International journal of geriatric psychiatry, 2019
- Intervention for Social Frailty Focusing on Physical Activity and Reducing Loneliness: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Clinical interventions in aging, 2025
- Effects of non-pharmacological interventions on loneliness among community-dwelling older adults: A systematic review, network meta-analysis, and meta-regression., International journal of nursing studies, 20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