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머리와 사람, 부모님 생활 습관과 인지 기능

봄날 아침 아파트 단지 산책로 옆 벤치에서 신문을 읽는 할아버지와 그 곁을 천천히 걸어가는 할머니를 멀리서 그린 수채화

"요즘은 깜빡깜빡해." 부모님께 이런 말씀을 들으면 마음이 쓰여요. 머리에 좋다는 음식이나 운동 하나를 찾아 권해 드리고 싶어지지만, 연구들을 살펴보면 한 가지 비법보다 하루를 채우는 여러 습관이 함께 쌓이는 모습이 더 자주 보여요. 오늘은 몸을 움직이는 것, 사람을 만나는 것, 머리를 쓰는 것, 잘 자는 것 같은 생활 습관이 노년의 인지 기능과 어떤 관련이 있었는지 살펴볼게요. 인지 기능은 기억하고, 생각하고, 판단하는 힘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에요.

여섯 가지 습관을 10년 동안 지켜본 연구

2023년 영국의학저널(BMJ)에 실린 연구는 중국에 사는 60세 이상 어르신 가운데 인지 기능이 정상인 29,072명을 10년 동안 지켜봤어요 [1]. 연구진이 본 생활 습관은 여섯 가지예요. 여러 식품을 고루 챙기는 식사, 일주일에 중간 강도 운동 150분 이상,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리기, 일주일에 두 번 이상 머리를 쓰는 활동, 담배를 피우지 않기, 술을 마시지 않기예요.

이 가운데 네 가지 이상을 지킨 분들은 한 가지 이하를 지킨 분들보다 기억력이 떨어지는 속도가 느린 쪽이었어요 [1]. 두세 가지를 지킨 분들도 한 가지 이하를 지킨 분들보다는 느린 쪽이었고요. 특정 유전형(APOE ε4)을 가진 분들에게서도 같은 방향의 결과가 나왔어요 [1]. 운동만, 혹은 식사만이 아니라 몇 가지 습관을 함께 묶어 본 연구라는 점이 눈에 띄어요.

하루 24시간을 어떻게 채우시나요

하루는 24시간으로 정해져 있어서, 앉아 있는 시간이 늘면 움직이는 시간이나 자는 시간이 줄어들기 마련이에요. 2022년 한 노인학 학술지에 실린 문헌고찰은 신체 활동, 앉아 있는 시간, 잠을 함께 본 연구 23편, 평균 나이 71세 어르신 2만 3천여 명의 자료를 정리했어요 [2].

결과는 몸을 더 많이 움직이고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는 쪽이 대체로 더 나은 인지 기능과 관련이 있었어요. 특히 숨이 조금 찰 정도의 활동이 하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클수록 결과가 좋은 쪽으로 가장 자주 나타났어요 [2]. 흥미롭게도 앉아서 하는 활동이라도 책 읽기나 컴퓨터 사용은 인지 기능과 좋은 쪽으로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근거도 있었어요. 잠은 너무 적어도, 너무 많아도 인지 기능과 좋지 않은 쪽으로 관련이 있었고요 [2].

여러 습관을 함께 바꿔 본 시험

관찰만이 아니라 실제로 생활 습관을 바꿔 본 무작위 시험도 있어요. 무작위 시험은 참여자를 제비뽑기처럼 나눠 두 무리의 차이를 보는 방법이에요. 핀란드에서 진행된 FINGER 연구는 인지 기능이 떨어질 위험이 있는 60~77세 어르신 1,260명을 두 무리로 나눴어요 [3]. 한 무리는 2년 동안 식사 관리, 운동, 인지 훈련, 혈관 건강 위험 요인 점검을 함께 받았고, 다른 무리는 일반적인 건강 안내를 받았어요. 2년 뒤 인지 검사 점수는 생활 습관을 함께 바꾼 쪽에서 조금 더 좋은 쪽이었어요 [3]. 다만 운동을 한 쪽에서 근육이나 뼈의 통증이 더 많이 보고되었다는 점도 함께 밝혀 두었어요.

2025년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실린 US POINTER 연구는 평소 잘 움직이지 않던 60~79세 어르신 2,111명이 참여했어요 [4]. 두 무리 모두 몸과 머리를 더 쓰고, 건강하게 먹고, 사람들과 어울리고, 심혈관 건강 지표를 챙기도록 권유받았어요. 차이는 방식에 있었어요. 한쪽은 더 짜여 있고 강도가 높으며 꾸준히 하는지 점검을 받는 프로그램이었고, 다른 쪽은 스스로 알아서 하는 방식이었지요. 2년 동안 두 무리 모두 인지 점수가 올라갔고, 짜인 프로그램 쪽이 조금 더 올라갔어요 [4].

이 연구들로 말할 수 없는 것

이런 생활 습관이 치매 자체를 줄인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2021년 코크란 문헌고찰은 여러 습관을 함께 바꾼 무작위 시험 9편, 1만 8천여 명을 모았는데, 치매가 새로 생기는 비율에서는 뚜렷한 차이를 찾지 못했어요 [5]. 인지 검사 점수에서는 작은 차이가 있었지만, 인지 훈련이 들어간 시험에서 가장 뚜렷해 같은 검사에 익숙해진 영향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어요 [5]. 습관과 기억력을 본 연구, 하루 시간 사용을 본 연구는 관찰연구라 원인과 결과를 가릴 수도 없어요 [1][2]. 그러니 생활 습관은 생각하는 힘을 지키는 데 함께 챙겨 볼 만한 것 정도로 받아들이시면 좋겠어요.

부모님의 하루에 더해 볼 것들

  • 걷기 같은 움직임을 하루에 조금씩 늘려 보세요. 오래 앉아 계셨다면 일어나 집 안을 한 바퀴 도는 것부터 시작해도 좋아요.
  • 일주일에 두어 번은 사람을 만나는 약속을 만들어 드리세요. 함께 걸으며 이야기하면 움직임과 만남을 한 번에 챙길 수 있어요.
  • 신문이나 책 읽기, 화투나 바둑, 손으로 하는 취미처럼 머리를 쓰는 즐거움을 이어 가시도록 응원해 주세요.
  • 잠이 너무 줄었거나 낮에도 오래 누워 계신다면 생활 리듬을 함께 살펴보세요.
  • 요일과 시간을 정해 두고 자녀가 가끔 안부를 여쭙는 것도 짜인 습관을 만드는 한 방법이에요.
  • 무릎 통증이나 지병이 있으시면 운동을 늘리기 전에 의료진과 상의해 주세요.

하루가 모여 만드는 것

부모님의 기억력이 걱정될 때, 한 가지를 열심히 하시게 하는 것보다 하루를 고르게 채우시도록 곁에서 거드는 것이 더 오래 갈 수 있어요. 이번 주에는 부모님과 함께 걷는 산책 약속 하나를 잡아 보시면 어떨까요? 몸과 사람과 이야기가 한 번에 담긴 시간이 될 거예요. 기억력이 눈에 띄게 달라지셨다면 혼자 걱정하지 마시고 의료진과 상의해 보세요.

참고한 자료

  1. Association between healthy lifestyle and memory decline in older adults: 10 year, population based, prospective cohort study., BMJ (Clinical research ed.), 2023
  2. How are combinations of physical activity, sedentary behaviour and sleep related to cognitive function in older adults? A systematic review., Experimental gerontology, 2022
  3. A 2 year multidomain intervention of diet, exercise, cognitive training, and vascular risk monitoring versus control to prevent cognitive decline in at-risk elderly people (FINGER): a randomised controlled trial., Lancet (London, England), 2015
  4. Structured vs Self-Guided Multidomain Lifestyle Interventions for Global Cognitive Function: The US POINTER Randomized Clinical Trial., JAMA, 2025
  5. Multi-domain interventions for the prevention of dementia and cognitive decline., The Cochrane database of systematic reviews, 2021

함께 읽으면 좋은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