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자주 깨시는 부모님, 낮에 걸으면 나을까요

아침 햇살이 비치는 공원 산책길을 홀로 걷는 할머니를 멀리서 그린 수채화

"새벽에 한 번 깨면 다시 잠이 안 와." 부모님께 이런 말씀 들어 보신 적 있으신가요? 나이가 들면 잠이 얕아지고 밤중에 자주 깨는 일이 흔하다고 알려져 있어요. 밤이 길게 느껴지면 다음 날 낮까지 기운이 없고 마음도 가라앉기 쉽지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낮에 좀 걸으면 잠이 잘 온다"는 말을 하는데요, 오늘은 운동과 잠을 두고 나온 연구들을 쉽게 풀어 볼게요.

운동과 잠, 여러 연구를 한데 모아 보니

2015년 행동의학 학술지에 실린 한 연구는 운동이 잠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다룬 연구 66편을 모아 분석했어요 [3]. 그 결과 꾸준히 운동한 사람들은 잠든 시간이 조금 늘고,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 줄어드는 쪽이었어요. 스스로 느끼는 잠의 질은 중간 정도로 좋아지는 쪽이었고요 [3].

눈여겨볼 점은 이 효과가 모두에게 똑같지 않았다는 거예요. 성별, 나이, 평소 얼마나 움직이던 사람인지, 어떤 운동을 언제, 얼마나 오래 했는지, 그리고 얼마나 꾸준히 했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졌어요 [3]. 한두 번 반짝 하는 것보다 꾸준함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로 읽을 수 있어요.

어르신만 모은 연구에서는

그렇다면 어르신만 따로 보면 어떨까요? 2022년 수면의학 학술지에 실린 연구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시험 35편, 모두 3,519명의 자료를 모아 여러 운동을 서로 견줘 봤어요 [1].

일반적인 관리만 받은 경우와 비교했을 때 수면의 질이 뚜렷하게 좋아지는 쪽이었던 것은 여러 가지였어요. 근육을 오래 쓰는 운동에 걷기를 곁들인 것, 태극권, 중국 전통 체조인 팔단금, 근력 운동에 걷기를 곁들인 것, 근력 운동, 그리고 불면증을 위한 인지행동치료라는 상담 방법이 그랬지요 [1]. 이 가운데 가장 좋은 쪽으로 꼽힌 것은 근지구력 운동과 걷기를 함께 한 방법이었어요. 걷기만 했을 때보다도 수면의 질이 더 높았다고 해요 [1]. 걷기에 가벼운 근력 운동을 조금 곁들이면 더 좋을 수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어요.

불면증 어르신 320명을 2년 뒤까지

잠을 기계로 직접 잰 연구도 있어요. 2021년 미국의사협회지 계열 학술지에 실린 홍콩 연구예요 [2]. 60세 이상이면서 오래된 불면증이 있는 어르신 320명이 참여했어요. 평균 나이는 67.3세였고, 여성이 80.0%였어요. 이분들을 무작위로 세 무리로 나눠 12주 동안 한 무리는 일반 운동, 한 무리는 태극권을 하고, 나머지 한 무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잠은 손목에 차는 활동 측정기로 쟀어요.

12주 뒤 운동한 무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무리보다 수면 효율이 3.5% 높았어요. 수면 효율은 잠자리에 누워 있던 시간 가운데 실제로 잠든 시간이 얼마인지를 보는 값이에요. 잠든 뒤 중간에 깨어 있던 시간은 17분 줄었고, 밤에 깨는 횟수도 2.8번 줄었어요. 태극권 무리도 비슷했어요. 무엇보다 이런 변화가 24개월 뒤에도 이어졌다는 점이 반가워요 [2].

왜 그럴 수 있을까요

낮에 몸을 움직이면 몸이 적당히 피곤해지고, 밖에서 햇빛을 쬐면 몸 안의 하루 리듬이 제자리를 찾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어요. 또 걸으며 바람을 쐬고 사람을 만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기도 하지요. 다만 이런 설명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내용이고, 위의 연구들이 그 원리를 직접 밝힌 것은 아니에요.

이 연구들로 말할 수 없는 것

조심해서 읽어야 할 점도 있어요. 홍콩 연구의 연구진도 좋아진 폭 자체는 크지 않았다고 스스로 밝혔어요 [2]. 운동이 수면제를 대신한다는 뜻도 아니고, 모든 어르신의 잠을 바꿔 준다는 뜻도 아니에요. 66편을 모은 연구에서도 사람과 운동 방법에 따라 결과가 달랐어요 [3].

또 잠 문제에는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어요. 코를 심하게 골다가 숨이 멎는 듯하거나, 통증이나 잦은 소변 때문에 깨시거나, 마음이 오래 가라앉아 계시다면 걷기만으로 풀리지 않을 수 있어요. 이럴 때는 꼭 의료진과 상의해 보세요. 드시는 약이 잠에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으니 함께 여쭤 보시면 좋아요.

부모님과 함께 해 볼 수 있는 작은 실천

  • 되도록 해가 있는 낮 시간에 밖에서 걸어 보세요. 아침 장보기나 점심 뒤 산책도 좋아요.
  • 매일 비슷한 시간에 걸으면 꾸준히 하기가 한결 쉬워요.
  • 걷고 나서 의자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앉기를 몇 번 해 보세요. 걷기에 근력 운동을 곁들이는 간단한 방법이에요.
  • 잠들기 바로 전의 숨찬 운동은 오히려 잠을 깨울 수 있다고 알려져 있으니 저녁에는 가볍게 걸어 주세요.

무릎이나 허리가 불편하시거나 넘어질까 걱정되신다면 무리하지 마시고, 평평하고 밝은 길을 골라 짧게 시작하세요. 몸 상태가 걱정되면 의료진과 먼저 이야기해 보시는 것이 좋아요.

"요즘 잠은 좀 주무세요?" 하는 안부 전화에 "오늘 낮에 같이 걸을까요?"를 한마디 더해 보시면 어떨까요. 낮에 함께 걸은 길이 부모님의 밤을 조금 더 편안하게 만들어 줄지도 몰라요.

참고한 자료

  1. Comparative efficacy of exercise regimens on sleep quality in older adults: A systematic review and network meta-analysis., Sleep medicine reviews, 2022
  2. Effects of Tai Chi or Exercise on Sleep in Older Adults With Insomnia: A Randomized Clinical Trial., JAMA network open, 2021
  3. The effects of physical activity on sleep: a meta-analytic review., Journal of behavioral medicine,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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