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이 빠지는 근감소증, 걷기만으로 충분할까요

늦가을 오후 전통시장 골목을 작은 장바구니 수레를 끌며 걷는 할머니의 뒷모습을 그린 수채화

시장에 다녀오신 어머니가 "장바구니가 예전 같지 않다"고 하시거나, 아버지가 의자에서 일어나실 때 팔걸이를 꼭 짚으시는 모습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나이 들면 다 그렇다고 넘기기 쉽지만, 근육이 줄어드는 것도 살펴볼 만한 몸의 변화예요. 오늘은 근감소증과 걷기에 관한 연구를 쉽게 풀어 볼게요.

근감소증, 근육과 힘이 함께 줄어드는 것

근감소증은 나이가 들며 근육의 양과 힘, 몸을 움직이는 능력이 함께 떨어지는 상태를 말해요. 한 리뷰 논문은 60세가 넘으면 근육량은 해마다 약 1%, 근력은 해마다 약 3%씩 줄어든다는 추정을 소개했어요 [3]. 근육보다 힘이 더 빨리 줄어든다는 뜻이지요. 이런 변화는 낙상과 골절, 입원, 움직임이 불편해지는 일과 관련이 있다고 해요 [3].

이 논문이 강조한 대목이 하나 더 있어요. 근육은 해마다 똑같은 속도로 줄지 않고, 아프셔서 누워 지내시거나 바깥출입이 줄어 하루 걸음 수가 크게 떨어진 시기에 더 빨리 줄어든다는 거예요. 그리고 어르신은 그런 시기를 지나고 나서 회복이 느리거나 다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고 봤어요 [3]. 감기 몸살로 일주일 집에만 계셨던 뒤에 다리에 힘이 빠졌다고 하시는 것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어요.

23만 명 어르신 자료로 본 움직임과 근감소증

2024년 국제 학술지 랜싯의 노년 건강 분야 학술지에는 신체활동과 근감소증의 관계를 모은 분석이 실렸어요 [1]. 124개 연구, 어르신 230,174명의 자료를 정리했고, 그 가운데 86개 연구를 묶어 계산했어요. 결과를 보면 신체활동이 많은 어르신일수록 근감소증이 있을 가능성이 낮았어요. 한 시점에 함께 잰 연구에서는 오즈비가 0.49였고, 오래 지켜본 연구에서도 0.51이었어요 [1]. 오즈비가 0.49라는 것은 근감소증이 있을 가능성이 대략 절반 정도였다는 뜻으로 읽으면 돼요.

흥미로운 점도 있어요. 숨이 조금 찰 정도의 중간 강도 이상 활동은 근감소증과 관련이 있었지만, 걸음 수나 가벼운 활동, 앉아 있는 시간은 뚜렷한 관련이 나타나지 않았어요 [1]. 그래서 연구진은 가벼운 활동보다 중간 강도 이상의 활동이 중요할 수 있다고 해석했어요.

하루 걸음 수를 1년 동안 지켜본 연구

반대로 걸음 수와의 관련을 본 연구도 있어요. 중국에서 1,281명의 하루 걸음 수를 스마트폰으로 재며 1년 동안 지켜본 연구예요 [4]. 걸음 수가 적었던 분들은 1년 뒤 근감소증과 관련이 있었고, 거꾸로 근감소증이 있던 분들은 1년 뒤 걸음 수가 줄어드는 쪽이었어요. 근육이 줄면 덜 걷게 되고, 덜 걸으면 근육이 더 줄어드는 서로 맞물린 관계로 볼 수 있지요. 연구진은 하루 4,888보 언저리를 근감소증이 새로 생길지 가늠하는 기준점으로 제시했어요 [4]. 다만 참여자의 평균 나이가 52.1세로 어르신만의 결과는 아니었어요.

두 연구의 결과가 조금 다르지요? 그만큼 걸음 수 하나로 근육 건강을 다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뜻이에요. 많이 걷는 것과 함께, 조금 힘 있게 걷는 것도 챙겨 볼 만해요.

걷기에 근력 운동을 더하면

근감소증이 이미 있는 어르신에게는 어떤 운동이 도움이 되었을까요? 2023년에 나온 분석은 무작위 시험 42개, 근감소증이 있는 3728명을 모아 운동 종류를 서로 비교했어요 [2]. 참여자 나이의 중앙값은 72.9세였고 73.3%가 여성이었어요. 삶의 질을 높이는 데에는 근력 운동, 그리고 근력 운동에 걷기 같은 유산소 운동과 균형 운동을 함께한 방법이 가장 좋아지는 쪽이었어요. 근력 운동과 균형 운동을 함께하면 평소 걸음 속도가 1초에 0.16미터 빨라지는 쪽이었고, 여기에 영양 관리를 더하면 손아귀 힘이 더 좋아지는 쪽이었어요 [2].

걷기만으로 근육을 다 지키기는 어렵고, 걷기에 근력 운동을 곁들일 때 더 나은 결과가 나왔다는 이야기예요. 세계보건기구도 65세 이상 어르신께 유산소 활동과 함께 근력 운동을 일주일에 2일 이상 하시길 권해요 [5].

이 연구들로 말할 수 없는 것

신체활동과 걸음 수를 다룬 연구는 관계를 본 관찰연구예요 [1][4]. 많이 움직여서 근육이 덜 줄어든 것인지, 근육이 튼튼한 분이 원래 더 많이 움직이신 것인지는 가릴 수 없어요. 운동 시험들도 대부분 12주 안팎의 짧은 기간이었어요 [2]. 또 근감소증은 근육량과 악력, 걸음 속도를 함께 보고 판단하는 것이라, 집에서 걷는 모습만으로 알 수는 없어요. 걱정되신다면 의료진과 상의해 보세요.

부모님과 함께 해 볼 작은 실천

먼저 걷는 날을 꾸준히 이어 가세요. 몸이 아파 며칠 쉬셨다면, 회복되시는 대로 집 안이나 집 앞에서라도 조금씩 걸음을 다시 늘려 가시는 것이 좋아요. 걸을 때는 옆 사람과 이야기는 되지만 조금 숨이 찰 만큼 걸어 보세요. 여기에 집에서 할 수 있는 근력 운동을 곁들여 보세요. 튼튼한 의자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앉기, 식탁을 잡고 발뒤꿈치 들기처럼 간단한 동작부터 시작하면 돼요. 무릎이나 허리가 아프시거나 넘어진 적이 있으시다면 무리하지 마시고 의료진과 먼저 상의하세요. 끼니마다 고기, 생선, 달걀, 두부 같은 반찬을 곁들이시는지도 함께 살펴봐 주세요.

근육은 하루아침에 생기지도, 사라지지도 않아요. 그래서 함께 걷는 날이 쌓이는 것이 가장 든든해요. 이번 주말에는 부모님과 시장까지 천천히 걸어가 장을 함께 보고 오시면 어떨까요?

참고한 자료

  1. Association of physical behaviours with sarcopenia in older adult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observational studies., The lancet. Healthy longevity, 2024
  2. Exercise for sarcopenia in older people: A systematic review and network meta-analysis., Journal of cachexia, sarcopenia and muscle, 2023
  3. The Impact of Step Reduction on Muscle Health in Aging: Protein and Exercise as Countermeasures., Frontiers in nutrition, 2019
  4. Bidirectional association of daily steps with sarcopenia: a longitudinal study., Annals of medicine, 2025
  5. WHO guidelines on physical activity and sedentary behaviour (2020), 세계보건기구(WHO),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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