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심장을 위한 걷기, 연구가 말하는 것

늦가을 아침 억새가 핀 하천 산책로를 천천히 걸어가는 할아버지의 뒷모습을 멀리서 그린 수채화

계단을 오르시다 잠깐 멈춰 숨을 고르시는 부모님을 보면 마음이 쓰이지요. 심장과 혈관은 나이가 들수록 더 챙겨야 할 곳인데, 병원 검사 말고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궁금하실 거예요. 오늘은 걷기와 심장, 혈관 건강의 관계를 살핀 연구들을 쉽게 풀어 볼게요.

12개 연구를 모아 본 걸음 수와 심혈관 질환

여러 연구를 한데 모아 다시 계산하는 방법을 메타분석이라고 해요. 한 연구만 볼 때보다 더 많은 사람의 자료로 흐름을 볼 수 있지요. 2023년 미국심장학회지에 실린 메타분석은 걸음 수를 기계로 직접 잰 12개 연구, 111,309명의 자료를 모았어요 [1].

하루 2,000보를 기준으로 견주었을 때, 하루 2,735보만 걸어도 심장과 혈관 질환이 새로 생길 위험이 낮아지는 쪽이었어요 [1]. 걸음이 늘수록 위험은 더 낮아졌고, 하루 7,126보 언저리에서 가장 낮았어요. 이때의 위험비는 0.49였는데, 위험이 대략 절반쯤이었다고 읽으면 돼요. 걷는 박자를 본 결과도 있어요. 같은 걸음 수라도 느린 박자보다 중간이나 빠른 박자로 걸은 사람들의 전체 사망 위험이 낮은 쪽이었어요 [1]. 남녀에 따라 이 흐름이 달라지지는 않았다고 해요.

조금씩 늘어나는 걸음도 의미가 있었어요

2023년 유럽 예방심장학회지에 실린 또 다른 메타분석은 17개 연구, 22만 명이 넘는 사람들을 지켜본 자료를 모았어요. 지켜본 기간의 중앙값은 7.1년이었어요 [2]. 하루 걸음이 500보 늘 때마다 심장과 혈관 질환으로 숨질 위험이 7% 낮아지는 쪽이었어요. 연구진은 많은 걸음을 채우지 않아도 걸음이 늘어나는 만큼 위험이 조금씩 낮아지는 흐름을 확인했다고 정리했어요 [2]. 지금 걸음이 적으신 부모님께도 의미 있는 이야기예요.

걷기와 심장의 힘

심장이 온몸에 피를 보내는 힘이 약해지는 상태를 심부전이라고 해요. 미국에서 50세에서 79세 여성 137,303명을 평균 14년 동안 지켜본 연구가 있어요 [3]. 처음에 심부전이 없고 도움 없이 한 블록 이상 걸을 수 있는 분들이었어요. 연구진은 나이 든 여성들이 가장 흔히 하는 신체활동이 걷기였다고 밝혔는데, 걷기를 가장 많이 한 무리의 심부전 위험비는 0.72로 가장 적게 걸은 무리보다 낮은 쪽이었어요 [3]. 나이, 체중, 혈압 같은 조건으로 나누어 보아도 결과가 비슷했다고 해요.

짧게 끊어 걷기와 이어서 걷기

걷는 방식을 본 연구도 있어요. 영국 바이오뱅크라는 큰 건강 자료에서 하루 8,000보 이하로 걷는 33,560명을 약 8년 동안 지켜본 연구예요 [4]. 하루 걸음의 대부분을 5분이 안 되는 짧은 토막으로 걸은 사람들은 9.5년 동안 심혈관 질환이 생긴 비율이 13.03%였고, 15분 이상 이어서 걸은 사람들은 4.39%였어요 [4]. 걸음 수가 많지 않더라도 한 번에 조금 길게 이어 걷는 것이 좋은 쪽이었다는 이야기예요.

이 연구들로 말할 수 없는 것

여기 소개한 연구는 대부분 사람들을 지켜본 관찰연구예요. 걸어서 건강해진 것인지, 건강한 분이 원래 더 많이 걸으신 것인지는 가릴 수 없어요. 마지막 연구도 이 점과 활동을 한 번만 잰 점을 스스로 한계로 밝혔어요 [4]. 또 걸음을 잰 기계가 어디에 달렸는지에 따라 결과의 크기가 달랐어요 [1]. 숫자 하나하나보다 더 걸을수록 위험이 낮은 쪽이었다는 흐름으로 이해하시면 좋아요.

부모님과 함께 해 볼 작은 실천

세계보건기구는 65세 이상 어르신께 일주일에 중간 강도 유산소 활동을 150분에서 300분 이상 하시길 권하고, 권고량을 채우지 못하더라도 조금이라도 하는 것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고 말해요 [5].

처음부터 큰 목표를 세우기보다 지금보다 조금 더 걷는 데서 시작해 보세요. 동네 한 바퀴를 더 도는 정도면 충분해요. 익숙해지시면 한 번에 15분쯤 쉬지 않고 이어 걷는 시간을 하루에 한 번 만들어 보세요. 빠르기는 옆 사람과 이야기는 되지만 노래는 어려운 정도가 알맞아요.

걷다가 가슴이 답답하거나 조이는 느낌, 심한 숨참이나 어지러움이 있으시면 바로 멈추고 쉬셔야 해요. 심장이나 혈압 약을 드시는 분이라면 운동량을 늘리기 전에 의사와 상의해 보세요. 쌀쌀한 날에는 햇볕이 든 뒤에 옷을 따뜻하게 챙겨 나가시는 것도 방법이에요.

전화로 "오늘은 얼마나 걸으셨어요?"라고 여쭤보시는 작은 관심이 부모님께는 신발 끈을 묶을 이유가 돼요. 이번 주말에는 부모님과 나란히 동네 산책로를 15분쯤 이어 걸어 보시면 어떨까요?

참고한 자료

  1. Relationship of Daily Step Counts to All-Cause Mortality and Cardiovascular Events.,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2023
  2. The association between daily step count and all-cause and cardiovascular mortality: a meta-analysis., European journal of preventive cardiology, 2023
  3. Physical Activity and Incidence of Heart Failure in Postmenopausal Women., JACC. Heart failure, 2018
  4. Step Accumulation Patterns and Risk for Cardiovascular Events and Mortality Among Suboptimally Active Adults., Annals of internal medicine, 2025
  5. WHO guidelines on physical activity and sedentary behaviour (2020), 세계보건기구(WHO),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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