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예방에 걷기가 도움이 될까요? 연구가 말하는 것

봄날 아침 동네 텃밭 사이를 이야기하며 걷는 두 어르신

부모님이 깜빡하시는 일이 잦아지면 자녀 마음에는 덜컥 걱정이 들어요. 그럴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이 "많이 걸으시면 좋대요"일 거예요. 정말 그럴까요? 연구들이 말하는 것을 차근차근 살펴볼게요.

먼저, 치매는 한 가지 병이 아니에요

치매는 기억력과 생각하는 힘이 떨어져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는 여러 상태를 함께 부르는 말이에요. 그 안에는 알츠하이머병도 있고, 뇌혈관에 문제가 생겨 나타나는 혈관성 치매도 있어요. 그래서 연구들도 전체 치매와 알츠하이머병, 혈관성 치매를 나눠서 살펴보곤 해요.

꾸준히 움직인 사람들에게서 보인 차이

2022년 영국스포츠의학저널에 실린 분석은 58개 연구를 모아 신체 활동과 치매의 관계를 살폈어요 [1]. 전체 치매만 봐도 257,983명의 자료가 쓰였어요 [1]. 그 결과 신체 활동을 한 사람들은 치매가 생길 위험이 낮게 나타났고,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에서도 같은 방향이었어요 [1].

이 연구가 특히 신경 쓴 부분이 있어요. 짧게 지켜본 연구에서는 이미 병이 시작돼서 덜 움직이게 된 것이 섞여, 운동 효과처럼 보이는 착시가 생길 수 있거든요. 그런데 20년 넘게 지켜본 연구들에서도 이 관계는 유지됐어요 [1]. 처음 조사할 때의 나이나 지켜본 기간, 연구의 질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지도 않았어요 [1]. 또 전체 치매에서는 더 많이 움직일수록 위험이 더 낮아지는 경향도 보였어요 [1]. 연구진은 신체 활동을 생활 속에서 바꿀 수 있는 보호 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정리했어요 [1].

걸음 수로 본 연구도 있어요

2025년 랜싯 공중보건 저널에 실린 분석은 기기로 잰 하루 걸음 수와 여러 건강 문제의 관계를 살폈어요. 하루 2,000보를 걷는 사람과 비교해 7,000보를 걷는 사람은 치매 위험이 38% 낮게 나타났어요 [2]. 치매를 포함한 몇 가지 결과에서는 하루 5,000~7,000보 무렵까지 위험이 빠르게 낮아지다가 그 뒤로는 완만해지는 모양이었어요 [2]. 다만 치매에 대한 이 결과는 연구 두 편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 앞으로 연구가 더 쌓여야 단단해질 거예요 [2]. 같은 분석에서 하루 7,000보는 우울 증상 위험이 22% 낮은 것과도 관련이 있었어요 [2]. 마음의 건강과 뇌의 건강은 서로 떼어 놓기 어렵다는 점에서 함께 눈여겨볼 만해요.

걷기만으로 충분할까요

여기서 꼭 알아 두실 대목이 있어요. 2018년에 44개 연구를 모은 분석에서는 일주일에 두 번에 걸쳐 모두 1시간이 넘는 활동부터 치매 위험이 낮게 나타났어요 [3]. 격렬한 운동, 규칙적인 운동, 여가 활동, 텃밭 가꾸기는 위험이 낮은 것과 관련이 있었지만, 걷기만 따로 떼어 봤을 때는 관련이 확인되지 않았어요 [3].

그렇다고 걷기가 쓸모없다는 뜻은 아니에요. 걷기는 다른 활동을 시작하는 가장 쉬운 문이에요. 다만 걷기 하나에만 기대기보다 여러 움직임을 섞는 편이 연구 결과와 더 잘 맞아요. 세계보건기구도 어르신께 유산소 활동과 함께 근력 운동을 일주일 2일 이상, 균형과 근력을 함께 쓰는 활동을 일주일 3일 이상 권해요 [4]. 그리고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고 어떤 강도로든 움직이는 시간으로 바꾸는 것이 건강에 이롭고, 권고량을 다 채우지 못해도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편이 낫다고 말해요 [4]. 거창한 운동보다 오늘 한 번 더 일어나 걷는 것부터라는 뜻이에요.

연구를 읽을 때 기억해 둘 점

이 연구들은 대부분 사람들을 지켜보며 관계를 찾은 관찰 연구예요. 움직임이 직접 치매를 막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어요. 연구진도 결과가 좋은 연구가 더 많이 발표되는 쏠림이 있었을 수 있다고 밝혔어요 [1]. 그래도 여러 연구가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는 점은 의미가 있어요. 2018년 분석에서도 거의 움직이지 않는 사람들은 신체 활동을 하는 사람들보다 치매 위험이 높았어요 [3].

자녀가 함께할 수 있는 것

부모님께 "운동하셔야 해요"라는 말은 잔소리로 들리기 쉬워요. 대신 함께할 거리를 만들어 보세요. 다음에 찾아뵐 때 동네 시장까지 같이 걸어가기, 베란다 화분에 심을 모종 하나 사 드리기, 전화로 오늘 걸으신 길 이야기 들어 드리기처럼요. 움직임이 이야기와 사람으로 이어지면 오래 이어 가기도 쉬워져요.

오늘 해 볼 작은 걸음

  • 걷는 길에 움직임 하나 더: 산책 중 벤치에서 일어섰다 앉기를 몇 번, 계단 몇 칸 오르기처럼 다리 힘을 쓰는 동작을 보태 보세요.
  • 손과 머리를 함께 쓰는 활동: 화분이나 작은 텃밭 가꾸기도 연구에서 함께 이야기된 활동이에요.
  • 걱정되면 상담부터: 기억력이 걱정되시면 가까운 치매안심센터나 의료진과 이야기해 보세요. 일찍 살펴볼수록 마음도 편해져요.

참고한 자료

  1. Physical activity as a protective factor for dementia and Alzheimer's disease: systematic review, meta-analysis and quality assessment of cohort and case-control studies., 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 2022
  2. Daily steps and health outcomes in adults: a systematic review and dose-response meta-analysis., The Lancet. Public health, 2025
  3. The Relationship Between Physical Activity and Dementia: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Prospective Cohort Studies., Journal of gerontological nursing, 2018
  4. WHO guidelines on physical activity and sedentary behaviour (2020), 세계보건기구(WHO),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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