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사는 자녀, 부모님 안부를 꾸준히 잇는 법

해 질 녘 시골집 마루에 앉아 휴대전화로 통화하며 웃는 어르신을 멀리서 그린 수채화

명절에나 겨우 내려가는데, 지난번 뵀을 때 부모님이 부쩍 기운이 없어 보이셨다면 돌아오는 길 내내 마음이 무거우셨을 거예요. 지방이나 해외처럼 멀리 사는 자녀는 부모님 안부를 전화 한 통에 기대야 할 때가 많아요. "가까이 살았으면" 하는 미안함도 함께 따라오지요. 멀리 사는 자녀가 부모님 안부를 어떻게 이어 가면 좋을지, 오늘은 멀리서 부모님을 챙기는 가족과 연락의 의미를 다룬 연구들을 풀어 볼게요.

멀리 살아도 자녀는 많은 것을 하고 있어요

2012년 원거리 돌봄을 다룬 연구 16편을 모은 문헌고찰은 멀리 사는 가족이 몸으로 돕는 일, 경제적으로 돕는 일, 마음과 관계로 돕는 일에서 상당한 몫을 한다고 정리했어요 [1]. 다만 거리 때문에 부모님 건강과 필요한 돌봄에 대해 소식을 나누기가 어렵고, 해 드릴 수 있는 돌봄의 종류도 달라지며, 떨어져 있다는 것이 돌봄 스트레스를 키울 수 있다고 보았어요 [1].

2026년 미국에서 나온 연구는 71세 이상 부모님을 돌보는 자녀 932명을 살펴봤어요 [2]. 이 가운데 13.2%는 부모님 댁까지 한 시간 넘게 걸리는 곳에 살았어요. 함께 사는 자녀는 일상생활을 돕는 일을 더 많이 했지만, 병원 이용에 필요한 일 챙기기, 부모님 편에서 목소리 내기, 경제적 도움은 거리에 따라 차이가 없었어요 [2]. 거리 자체는 자녀의 우울이나 불안과도 관련이 없었어요. 멀리 있어도 할 수 있는 몫이 분명히 있다는 뜻이에요.

자주 닿는 연락이 남긴 차이

연락 횟수와 부모님 마음을 함께 본 연구도 있어요. 불가리아, 조지아, 러시아의 부모님들을 3년 간격으로 두 번 조사한 연구에서, 자녀 중 누구와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연락하지 못한 어머니들은 적어도 한 자녀와 자주 연락한 어머니들보다 우울 증상이 더 늘어나는 쪽이었어요 [3]. 관계가 얼마나 좋은지를 고려해도 이런 관련은 남아 있었어요. 배우자 없이 지내는 아버지들도 자녀를 만나는 일이 일주일에 한 번이 안 될 때 우울 증상이 늘어나는 쪽이었어요 [3].

중국에서 자녀가 모두 독립해 부모님만 지내시게 된 가정을 여러 해 지켜본 연구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려줘요 [4]. 그렇게 된 직후에는 마음 건강에 뚜렷한 변화가 없었지만, 자녀와 꾸준히 연락하지 않는 경우에는 시간이 지나며 마음 건강이 나빠지는 쪽이었어요. 이웃이나 모임과의 사회적 교류도 마음 건강에 보탬이 되는 쪽이었고, 몸이 불편하신 분들에게는 사회적 교류와 자녀와의 연락이 더 중요했어요 [4].

멀리 사는 자녀의 마음도 살펴요

미국에서 원거리 돌봄을 하는 가족 304명을 조사한 연구에서는 절반이 돌봄 지원 서비스를 하나도 쓰지 않았다고 답했어요 [5]. 돌봄 부담이 크고 우울 증상이 많을수록, 돕는 시간이 길수록 서비스를 더 많이 쓰는 쪽이었어요 [5]. 혼자 다 해내려 하기보다 부모님 댁 근처의 도움을 함께 찾는 것이 자녀 자신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에요.

이 연구들로 말할 수 없는 것

연락과 우울 증상을 본 연구는 관찰연구예요 [3][4]. 그래서 전화를 자주 드리면 부모님 마음이 건강해진다고 원인과 결과로 말할 수는 없어요. 연구가 이뤄진 곳도 동유럽, 중국, 미국이라 우리 가족 문화와 다를 수 있어요. 또 이 연구들은 연락의 횟수를 중심으로 본 것이라, 어떤 대화가 부모님께 좋은지까지 알려 주지는 않아요. 부모님이 오랫동안 기운이 없으시거나 잠과 식사가 달라지셨다면 가까운 의료진과 상의해 보시도록 권해 드리세요.

이번 주에 해 볼 수 있는 일

  • 안부 전화를 정해진 요일과 시간에 드려 보세요. 부모님이 기다리시는 시간이 생기면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의 연락이 자연스럽게 이어져요.
  • 형제자매가 있다면 요일을 나눠 맡아 보세요. 연구에서도 적어도 한 자녀와 자주 닿는 것이 중요한 쪽이었어요 [3].
  • "별일 없으시죠?"보다 "오늘 점심은 뭐 드셨어요?", "요즘 누구 만나셨어요?"처럼 하루를 여쭤보세요. 이야기가 길어지고 부모님 일상도 자연스럽게 들려와요.
  • 영상통화가 편하시다면 얼굴을 보며 이야기 나누세요. 다음 방문 때 사용법을 함께 익혀 드리면 좋아요.
  • 부모님 댁 근처 이웃, 다니시는 복지관이나 경로당처럼 가까이서 얼굴을 보는 분들과 이어지도록 도와 드리세요.
  • 병원 예약이나 서류처럼 멀리서도 할 수 있는 일을 맡아 보세요. 부모님과 상의해 진료 일정을 함께 챙기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돼요.

거리보다 가까운 마음

멀리 산다는 미안함은 조금 내려놓으셔도 괜찮아요. 연구들이 보여 주듯 멀리서도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꾸준히 닿는 연락이 그 가운데 있어요. 이번 주에는 부모님께 전화를 드리고 끊기 전에 "다음 주 이 시간에 또 전화드릴게요" 하고 약속해 보세요.

참고한 자료

  1. Long-distance caregiving: a systematic review of the literature., Journal of gerontological social work, 2012
  2. Caregiving across distances: residential proximity, care activities, and mental health., The Gerontologist, 2026
  3. Intergenerational contacts and depressive symptoms among older parents in Eastern Europe., Aging & mental health, 2019
  4. Depressive symptoms among older empty nesters in China: the moderating effects of social contact and contact with one's children., Aging & mental health, 2023
  5. Long-Distance Caregivers' Use Of Supportive Services., Journal of gerontological social work, 2022

함께 읽으면 좋은 글